소극적 안락사에 관하여
- 일상/이런저런
- 2017. 8. 1. 22:36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극 중 여자 주인공인 매기가 경기 중 사고로 경추 이하 전신 마비가 되고 인공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코치인 프랭키에게 도움을 청하여, 프랭키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아드레날린 주사를 놓아 주면서 그녀를 떠나 보내주게 됩니다. 영화만을 놓고 보게 되면 프랭키가 한 행동은 살인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의사의 소견도, 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병원에 몰래 잠입하여 환자를 죽게 만든 그의 행동은 살인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매기의 입장에서 본다면 생명을 호흡기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자신의 삶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상실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개인의 인간다운 존엄성을 위해서라도 소극적 안락사만큼은 허용되어야 합니다. 소극적 안락사가 왜 허용되어야 하는지 아래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환자 본인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존중해야 합니다. 상태의 회복도, 어떠한 희망도 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살아가는 환자의 삶은 살아 있는 동안 고통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가족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환자 본인이 바라보는 것 또한 비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안락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단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떠한 희망도 없이 자신의 죽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삶을 가진 환자는 그러한 삶이 존엄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남아 있는 가족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환자를 오랫동안 간호하는 가족들 역시 피해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환자의 치료 중 그리고 치료가 끝나기까지 많은 비용이 들기 마련입니다. 환자가 치유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환자를 살려야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 얼마의 비용이 들어갈지 가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가족들에게 남은 것은, 슬픔과 함께 감당하기도 어려운 병원비가 될 것입니다.
셋째, 법도 변화해야 합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헌법을 들어 “생명존중”이 최우선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헌법 역시 인간이 만들었습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인간의 삶은 공동의 이익에서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헌법에 가로 막혀 생명을 존중해야한다는 미명아래 오히려 인간다운 삶을 박탈한다면 인간다운 삶은 점차 정체되게 될 것입니다. 시대에 따라 법은 그에 맞게 변모해 갔습니다. 소극적 안락사 역시 마찬가지로 허용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소극적 안락사가 왜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말하였습니다.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 본인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존중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단지 기계에 의한 생명유지로 환자 본인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다면 절망스러운 삶일 것입니다. 또한, 환자 가족들도 생각해야만 합니다. 환자의 소생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고통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된다면 환자 가족들에게는 더욱 더 크나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행법도 변해야 합니다. 시대에 맞게 법은 변화되어 왔습니다. 현재의 법은 “생명존중”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들어 허용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는 개개인의 삶이 점차 중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걸맞게 법은 변화되어야 하며, 소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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