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법주와 회의 궁합

친구의 외국인 친구의 관광을 위해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시간적인 한계와 비온 뒤 무더위로 인한 습함때문에 괜히 기운도 빠지고 오랜만에 세상밖을 걸어나와 걷다보니 허벅지 근육이 놀랐는지 쥐가 내려서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석굴암, 불국사, 첨성대를 다녀오면서 참 많이도 먹은 것 같습니다.

점심때는 경주밀면을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밀면보다는 비빔밀면이 더 맛있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나서는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는 최영화빵집에 가서 갓 만든 황남빵을 먹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뜨거워서 에어컨 앞에서 호호 불면서 먹느라 진땀을 빼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경주를 구경하다가 친구가 교동법주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길래 바로 교동법주를 사러 갔습니다. 시간이 6시까지이길래 부랴부랴 사서 나왔습니다.

대구로 돌아오면서 이걸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회랑 같이 먹자고 해서 친구가 자주 간다고 하는 횟집에 전화를 해서 도착하기 20분전쯤에 포장 주문을 해서 받아왔습니다.

친구집에 가서 식탁에 셋팅을 하여 놓고 보니 무언가 그림이 좋습니다.




교동법주의 맛은 좀 특이했습니다.

경주법주 맛을 생각 했었는데 약간 닝숭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묘한 맛이 났습니다.

중간 맛에서 밀가루 맛이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았고요.

깔끔한 맛이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맛인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도수가 16도 정도 되는 술임에도 불구하고 도수가 높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냥 도수가 낮은 술인가 싶어서 도수를 확인해 보니 도수가 그렇게 낮은 술도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오묘한 맛을 느끼며 몇 잔 들이키다 보니 어느 덧 술이 차 오르는데 그렇다고 하여 머리에서 진통이 오고, 복부에서 뒤섞임이 있는 그러한 취함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 술의 취기가 오르니 술 맛이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뭔가 좀 이상한 술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맛이 깔끔하지도 않은 것이 술이 들어가다 보니 괜찮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한 6잔 정도 먹은거 같은데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주를 안 좋아하다보니 뒷끝이 없는 술이 좋습니다.

와인도 종종 먹는데 와인도 먹다보면 어질어질 했지만 교동법주는 그런 어질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먹으면서 기분이 좀 좋네~ 이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어서도 전혀 뒷탈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상당히 깔끔한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문제를 꼽으라면 역시 가격인거 같습니다.

한 병의 가격이 34,000원 정도 하는 고가이다 보니 좀 부담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양주도 비싼 가격이고 한데 그렇게 따지면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닌거 같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손수 다 빚어 만드신다고 하니 그 노력의 가치는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양주와 비교해서 맛 또한 그렇게 나쁘지 않고(개인적인 호불호는 있을 것 같습니다.) 먹고 난 후 뒷탈도 크게 없으니 괜찮은 술이 아닐까 합니다.


교동법주와 회를 같이 먹었는데 뭐 그리 나쁘지 않은거 같습니다.

사실 회 맛을 잘 모릅니다. 쌈을 싸서 먹었기 때문에 더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깻잎은 향이 강하다 보니 그 향에 취해서 회의 맛은 전연 느껴지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날 먹은 회가 맛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깻잎 위에 밥을 얹고 회에 장을 찍어 얹고 고추 썬 것과 마늘을 얹어서 그 쌈 크기가 애기들 주먹만해질 만큼 만들어 먹었더니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냥 배부르고 맛있게 교동법주와 함께 먹었습니다.



이번에 교동법주를 먹으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술도 찾아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안동소주를 한 번 먹어볼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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